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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경의 열매] 김남주 (12) “돈·실력·인물 없지만 제겐 하나님이 있습니다”

김명순 | 2015.07.17 10:05 | 조회 3533

[역경의 열매] 김남주 (12) “돈·실력·인물 없지만 제겐 하나님이 있습니다”

13번째 결혼 소개받은 자매에게 편지… ‘바로 그런 사람을 찾습니다’ 답장이

입력 2015-07-14 00:39


                                 
                
[역경의 열매] 김남주 (12) “돈·실력·인물 없지만 제겐 하나님이 있습니다” 기사의 사진                
김남주 총장과 이봉례 사모 부부. 김 총장 부부는 결혼생활을 시작할 때 기도한 것처럼 수많은 경제적 어려움 속에서도 단 한 푼의 빚도 지지 않고 살아왔다.
                                                 
                                
                                
                     레드먼 선교사는 나보고 주일 설교 통역을 맡으라고 했다. 영어 회화도 손짓과 발짓 섞어가며 온몸으로 하는 수준인데 통역을 맡으라니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거절하고 빨리 다른 통역을 구해보라고 했지만 방법이 없었다. 나는 날마다 레드먼 선교사 댁에 가서 한영성경과 영한·한영사전을 펼쳐놓고 함께 영어를 공부했다. 영문 설교 원고 오른쪽 3분의1 공간을 남겨 달라고 해 그곳에다 연필로 억지 번역도 해봤다. 절박했기에 간절히 기도하며 온갖 방법을 다 동원했다. 내가 처음으로 통역한 설교는 두 사람이 원고를 각각 한 줄씩 읽으며 7분 만에 끝났다. 한 사람이 3.5분씩 한 셈이다. 지금도 그 원고를 소중하게 보관하고 있다.

밤이면 셋방에 돌아와 영어사전과 씨름을 했다. 3개월, 6개월, 1년 시간이 흐르면서 서서히 통역이 되기 시작했다. 하나님은 그분의 작품을 만들기 위해 레드먼 선교사를 만나게 하시고 통역이 없는 비상상황을 만드셔서 ‘영어훈련 학교’에 집어넣어 영어실력을 쌓게 하신 것이다. 다 하나님이 하신 것이다.

하루는 선배인 대전의 김종성 목사님으로부터 편지가 왔다. 주일학교 교사이자 교회 반주자인 이봉례라는 좋은 자매를 소개시켜주겠다고 했다. 나는 사실 이전에 12명의 자매들로부터 거절을 당한 상태였다. 또 탈락이겠거니 하고 글을 올렸다. ‘제겐 세 가지가 없습니다. 돈이 없고, 실력이 없고, 인물이 없습니다. 그러나 한 가지는 있습니다. 하나님이 김남주와 함께하고 계시다는 확신입니다. 이것이 저의 전 재산입니다. 그래도 한 번 만나겠다면 좋습니다’는 취지의 글이었다.  

답장이 왔다. 자매에게 편지를 보여줬더니 ‘바로 그런 사람을 찾는다’고 했단다. 대전으로 가서 김 목사님 오토바이로 자매의 집까지 찾아갔다. 한눈에 봐도 부잣집이었다. 큰절을 올렸는데 아버님께서 던진 첫마디는 “내 딸, 어떻게 먹여 살릴 것인가”였다. 멍해지면서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았다. 한 달 사례비 1만5000원 받아서 십일조와 헌금, 월세 5000원까지 내고 나면 계산이 안 나왔다. 그때 김 목사님이 말씀하셨다. “아, 그야 하나님의 종은 하나님이 먹여 살리지요.” 명답이었다. 위기를 넘겼다. 장인어른은 “아무리 좋은 데 선을 보라고 해도 거절하고 교회에 미쳐 저러니 아주 포기했다”고 하셨다.  

자매와 함께 하천 둑을 따라 3km 정도 걸으며 대화를 나눴다. 나는 복음 사역자의 길과 사명을 이야기했고 자매도 가치관과 신앙이 같았다. 우린 프로포즈도 없이 일생을 함께 하기로 하고 그 자리에서 기도를 했다.

이후 사랑의 편지를 주고받다 부산의 개척교회당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하객이라곤 조퇴하고 온 우리 교회 중고생 몇 명이 전부였다. 신혼여행은 꿈도 못 꿨다. 돈이 없어 사진사도 부르지 못했는데, 결혼 1주일 후 편지가 한 장 날아와 뜯어보니 흑백사진 두 장이 들어 있었다. 지금도 누가 보냈는지는 모른다. 천도교를 믿는 처가에는 신세 질 생각이 없었다. 나는 아내와 함께 무릎을 꿇고 경제적인 면에서 두 가지를 기도했다.

‘첫째, 성경말씀대로 사랑의 빚 외에는 아무에게 아무 빚도 지지 않겠습니다(롬 13:8). 둘째, 성경말씀대로 먼저 그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겠습니다. 그리하면 이 모든 것을 저희에게 더하시리라 믿습니다(마 6:33).’ 그렇게 기도로 시작한 우리 부부는 수많은 경제적 어려움에도 단 한 푼의 빚도 지지 않고 살아왔다. 하나님께서 때마다 기이한 손길들을 통해 공급해주신 덕분이다. 신실하신 주님께 영광을 돌린다. 할렐루야!

정리=송세영 기자 sysoh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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