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혜와감동
내비두고 아욱 된장국이나 먹으러 가자.
* 목사님, 신경 끄거나 내비두고 아욱 된장국이나 먹으로 갑시다.
텃밭 농사를 하는 사람이 농사꾼과 나눈 대화 내용이다.
“귀한 씨앗을 심은 지한 해 두 해째 봄인데도 감감하시다. 산에서 향내 나는 부엽토를 져다 주고 물도 주고 그늘막을 쳐 주어도 잠잠하시다. 하도 갑갑하고 애가 타서 보령 야생화 농원 조규삼 선생께 전화를 드렸더니 열심히네 유 / 애썼구먼유 / 갑갑하시쥬 / 그 심정 지가 알아유 / 근디 유 / 지가 한 50년 해 보니께유 / 씨앗은 알아서 움직여유 / 때가 되믄 지가 나와유 / 어떤 놈은 천둥번개 맞고 깨나기도 하구유 / 눈보라에 얼어야 말문이 터지기도 하구유 / 7년 만에 옷 벗고 앵기는 씨알도 있시유 / 그래도 속이 타시쥬 / 방법이 하나 있긴 있시유 / 유산에 올라가서 팔뚝만 한 박달나무 가지를 하나 가져다가 젓가락만 할 때까지 깎아유 / 그런 다음에 유 나무랑 씨앗들 한 놈 한 놈 일으켜 세워놓고 패 봐유 / 하하하 / 지가 해보니께 나무는유 / 결핍이 아니라 과잉이 죽여유 / 사람이 열 내고 하면 나무가 죽어가유 / 사람이 죽은 듯 가면 유 / 나무가 살아나 유 / 귀한 나무일수록 무심을 좋아혀유 / 은제 한번 오셔유 / 박 선생님 좋아하실 만한 고광나무랑 함박꽃 나무랑 쪽동백이랑 산수국이랑 이쁘게 분 떠서 담아 놨구먼유 / 나무랑 씨앗들은 지들 알아서 하라고 내 비두고 맛있는 아욱 된장국 드시러 그냥 한번 오셔유”
읽고 있는 내내 웃음이 나왔다. 목사의 심정을 그대로 대변해 주는 것 같다. 목회는 농부가 씨를 뿌리는 것과 같다. 말씀과 기도, 사랑과 섬김의 씨앗을 뿌린다. 농부가 씨를 뿌리며 성장과 열매를 기대하듯 목사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목사의 기대가 어긋날 때가 참 많다. 기대가 실망으로 바뀐다. 그러다가 포기하려고 하면 기대하지 않았던 씨앗이 싹을 트고 성장과 열매를 맺는다. 목사는 다시 힘을 내어 기대하며 기다린다.
바울은 고린도전서 3장 6절에서 “나는 심었고 아볼로는 물을 주었으되 오직 하나님은 자라나게 하셨다”고 했다. 바울의 심정도 농사꾼과 같았을 것이다. 목사는 목양의 씨앗을 열심히 뿌리면 된다. 그리고 내비두면 하나님께서 알아서 씨앗을 움직이게 한다. 그러므로 조급해하지 말고 실망도 말자. 알아서 자랄 것이니 내비두고 아욱 된장국이나 먹으러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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